※ 모든 영화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독립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흘러가는 조용한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더 테이블(2016)'이라는 영화에서
배우 임수정님의 모습을 보았었는데
또 다른 독립영화에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32살 효진(임수정)은
평범하게 학원 강사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죽은 남편의 동생이 찾아와
형(죽은남편)의 아들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아들은 죽은 남편과 전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입니다.
사실상 효진과 혈연관계는 없는 아이였죠.
그동안은 할머니가 키워주고 계셨는데
병세로 요양병원에 들어가게 되면서
맡아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부탁이 아니라 거의 강요에 가까웠죠.
효진은 고민 끝에 종욱(윤찬영)과
함께 살기로 합니다.
직접 낳은 것도 아니고
남편과는 사별을 한 상태였기때문에
관계를 끊으면 어쩌면
원래 이세상에 서로가 없었던 것처럼
지낼 수 있는 사이였을텐데 말이죠.
종욱은 효진을 '아줌마' 또는 '당신'이라부르며
엄마이기를 거부합니다.
친한 친구에게도 단순히
'아빠의 애인'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먹하고 어색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을 빚기도 하죠.
종욱이 진짜 엄마를 찾아 나서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종욱은
자신을 이렇게 비유합니다.
" 책이요.
새학기 때 '내 책이다.' 하고 받았는데
누군가 책에 낙서를
잔뜩 해놓은 기분 알아요?
낙서가 너무 심해서 제대로 읽을 수도 없고,
앞장은 다 찢겨나가서
제대로 볼 수도 없는 책
그 책이 나예요. "
이런 종욱의 말에 효진은 이렇게 답합니다.
"그래,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네 책이잖아.
너한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책."
이런 과정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갑니다.
"왜 저랑 같이 살아요?"
라고 묻는 종욱에게
효진은 이렇게 말합니다.
"뭔가를 선택하는 건 포기하는거야.
그리고 포기한다는 걸 받아들이는거야.
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한 쪽은 반드시 포기해야해."
라고 말이죠.
앞으로 효진과 종욱의 앞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서로가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주는
사람을 곁에 두게 되었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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