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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프랑스자수

[프랑스자수] 자수로 아보아보한 아보카도를 만들어보자 (stitches. 스플릿, 새틴, 프렌치넛, 스트레이트)

 

2020년 1월 1일 첫 포스팅


 

새해 잘 맞이하셨나요? 저도 오늘은 부지런히 일어나 가족들과 함께 아침으로 떡국을 먹고 한 살 더 먹은 채(?) 새로 산 다이어리에 2020년의 새로운 목표를 적어보고, 1월의 계획도 소소하게 짜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제가 좋아하는 작업물을 하나씩 만들어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것이었는데요. 오늘은 쉬는 날이기도하고 여유 시간이 있어 바로 실천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펠트 공예에 흥미를 갖고 동대문에 가서 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재미있게 해보았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바느질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때문에 2년 전 프랑스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때 당시 합정에 있는 어떤 공방에서 정규 클래스를 들었었습니다. 자수에는 200가지가 넘는 기법(십자수도 수많은 자수 기법 중 하나)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곳에서 기본적인 바느질 기법을 배우고 나서는 책을 사서 만들고자 하는 작품을 집에서 시간 날 때 시도해보곤 했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도안을 그리고 자수를 놓아보았어요. 

 

사람들은 각자 사소하게 좋아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방 불을 다 끄고 붉은 스탠드 불 하나만 켜고 책을 보거나 무언가를 하는 것이에요. 늘 똑같은 모습의 방이지만 그렇게 하면 꼭 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예쁘고 분위기 좋은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 한 가지를 집중해서 할 때에는 아무 생각이 안들기도 하고, 때때로 최근 하는 고민이나 생각들이 떠오르면 조금 진지해지기도 하고요. 작업하는 때의 방은 그런 생각에 알맞는 장소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첫 작업물은 아보카도로 해보려고요. 반으로 자른 아보카도, 그 주변에 아보카도 조각(?)들을 조금 그려보았어요. 그림을 그리고 어울리는 색의 색연필로 색칠을 한 뒤에 여러 가지 가지고 있는 자수 실 중 비슷한 색을 찾아 골라내었어요. 

 

 

[필요한 준비물]

(왼쪽부터) 바늘, 철필, 쪽가위, 수틀, 실, 원단(패브릭), 초크페이퍼

 

직접 그린 그림 도안을 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초크페이퍼와 철필이 필요해요. 초크페이퍼를 원단에 대고 철필로 도안을 그리면 그림이 원단으로 옮겨지게 되는 방법인데요. 우선 원단을 맨 아래에 오게끔 두고 초크페이퍼를 필요한 만큼만 잘라서 원단 위에 올려둡니다. (*초크페이퍼는 앞뒷면이 있는데, 색깔있는 부분이 원단과 맞닿게끔 엎어서 두어야해요.) 

 

그리고 그 위에 도안을 올려 철필로 도안 선을 따라 그려줍니다. 힘을 약하게 주면 옮겨지지 않아요. 너무 꾹꾹 눌러 그리면 선이 굵게 나와서 작업하는데 방해가 되어요. 적당한 힘을 주어 도안을 옮깁니다. 

 

그리고 나서 원단을 확인하면 이렇게 도안이 옮겨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어요. 바늘에 실을 끼워 작업을 하기 전 기초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늘과 실로 자수를 놓는 작업이에요. 6번 바늘에 520번 실을 끼워 아보카도의 껍질 부분을 스플릿 스티치로 수 놓습니다. 스플릿스티치는 프랑스 자수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인데요. 예전에 공방에서 배울 때는 동물 일러스트 도안으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동물의 털을 자연스럽게 표현 하기 좋은 기법이라고 배웠습니다. 저는 스플릿 스티치로 아보카도 외곽선을 따라 둥글게 바느질하였어요. 

 

아보카도의 외곽선을 채운 뒤에는 472번 실로 속을 채웠어요. 같은 스플릿 스티치이지만 작업하는 방향에 따라서 질감과 느낌이 조금 달라보입니다. 외곽은 선을 따라 연결해서 수놓았다면 속은 직선 위아래로 수를 놓았답니다. 

 

아보카도의 씨앗은 839번 실로, 조각은 472, 745번 실로 새틴 스티치 작업을하였어요. 씨앗 안에 있는 눈과 입은 각각 프렌치넛, 스트레이트 스티치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스티치 기법은 차차 블로그에 업로드 할 예정이에요.)

 

이렇게해서 아보아보한 아보카도 완성! 초크페이퍼로 옮겨진 도안선은 세탁하면 지워진답니다. 아보카도 왼쪽 조각에는 기화펜으로 다시 선을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세탁해도 잘 지워집니다. 저는 연습용으로 조각 원단에 수 놓았지만 양말이나 손수건, 작은 파우치에 하면 실용적인 물건에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