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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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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바다 짧게 너를 알았고, 짧게 너를 만났고, 짧게 너를 담았는데. 길게 네가 남았고, 길게 네가 떠올라, 길게 네가 머물러. 예전에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혼자하는 여행이라 멀리 가지 않았고, 갔던 길을 또가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하루들을 보냈어요. 누군가와 같이 갔다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혼자 하였죠. 그때 저는 바다랑 가장 가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주도에 머무르는 날이 짧아 바다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잔잔하다가도 파도가 밀려오면 모래알 굴러가는 소리를 내는 매력적인 바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그런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졌어요. 편해지는 내 마음의 고요함이 좋아서 계속해서 한 없이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때 정리가 안되는 고민이 있어 마음이 시끄러웠..
글쓰기::: 한강 어느 것 하나 아쉬운 것 없는 날이었다. 하늘은 맑았고 하얀 구름은 뭉게뭉게 떠올라 있었다. 꽤 덥다 느껴지는 날이었지만 선선하게 부는 강바람으로 적당했다. 사람들은 모두 들뜬 표정으로 그늘 진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고 배달음식을 시켰다. 배부르게 먹은 음식은 친구, 연인과의 대화로 소화를 시키고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을 때는 구름을 바라보며 대화의 빈 시간을 여유로 채우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하고 불편할 때에는 이 작은 시간 내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운지. 알 수 없이 공허했던 마음이 제자리를 잡으며 모두들 평온함을 되찾는다. 한강에 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책::: '부자언니 부자특강'을 읽고 (그 외 부자언니 1억 만들기, 재테크의 여왕) 독립을 하고 싶어 집을 알아본 적이 있었다. 월세로 새는 돈이 아까워 전세로 괜찮은 집이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6-7평짜리 원룸이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여행을 조금만 다녔더라면’, ‘내가 그동안 피부과를 다니지 않았더라면(여드름 피부로 피부과를 자주 다녔다)’, ‘엽떡(정말 좋아한다!)을 조금 덜 시켜먹었더라면’하는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내 욕구를 포기하고 모았다면 지금쯤 조금 더 선택의 폭이 넓고 자유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하지만 그 돈들은 이미 내 수중에 없고, 여행의 경우에는 경험에 가치 있는 투자를 한 것이니 그 돈을 허투루 사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난날 사용한 돈은 생각하지 않고 이제부터라도 제..
책::: '여행의 이유'를 읽고 집에 여러 가지 여행과 관련된 책들이 몇 권 있다. 여행을 가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 그 안에서 성장한 나 자신, 그러니 여행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김영하 작가 쓴 ‘여행의 이유’라는 책도 비슷한 내용이긴 하지만 맥락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삶과 여행을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 그곳에 대한 묘사와 경험에 초첨을 맞추기보다는 여행에서 볼 수 있었던 자신의 모습, 자신이 살아온 과정, 소설가로 살아가며 느끼는 여행의 의미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서술한다. 우리는 매일 같은 일과, 매일 같이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일상의 지루함을 느끼거나 너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여행을 생각한다. 나 같은 ..
책::: '연애가 끝났다'를 읽고 어떤 책을 빌릴지 생각하지 않고 도서관에 갔다가 빌린 책이다. 몇 권의 책을 고른 뒤, 그 책들의 내용들이 어렵고 무거운 내용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하나 골라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연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항상 재미있으니까. 연애가 끝났다는데, 어떤 이별이었는지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적지근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두 남녀가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로 5년간 함께 걸었던 시간을 서로 다른 곳을 향해 돌아서는 이별에서부터 시작된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헤어짐의 이유는 남자는 표현이 부족했고 이에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했다는 것. 이로써 서로가 지쳐 끝난 연애였다. 사람은 모두 다 다른데, 이별의 이유는 경우마다 왜 이렇게 ..
책:::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제목 뒤에 붙은 '...'의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보통 '...' 쓸 때를 생각해보면 상대방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때, 여운을 남기는 말을 할 때, 말 끝을 흐릴 때 등이 아닌가. 왜 물음표를 붙여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고 쓰지 않았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폴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웃은 것은 두 번째 구절 때문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구절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 그것은 열일곱 살 무렵 남자아이들에게서 받곤 했던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p.56 소설에는 브람스 공연을 함께 보러가자..
책::: '말 센스'를 읽고 내향적인 성격으로 말 주변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이 때로는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대화에 잘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대답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 말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경험을 많이 해봐야 그런 것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주변의 말에 나를 낯선 환경에 많이 내던져 봤다.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안에서 주를 이루는 사람을 보면 보통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 자신이 경험이 풍부해서 대화의 소재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사람, 자신의 철학이 세워져 있는 사람 등.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단편영화::: 야근수당(Night Shift, 2016) ※ 모든 영화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저는 유튜브 72초TV 컨텐츠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영상을 잔잔한 감성으로 만들어내는연출력이 뛰어나거든요. 이곳에서 '오, 여정'이라는 웹드라마를 알게되었는데요. 이 웹드라마에 오동민이라는 배우가 등장합니다. 자연스럽게하는 연기에서그 배우의 매력을 느끼게 된 저는다른 작품들도 찾아 보게 되었는데요. 주로 독립영화에출연을 하셨더라고요. '야근 수당'이라는 영화는 그 여럿 영화 중 하나 입니다. 성재(오동민)는 회사원입니다. 결혼을 하여 아내가 있습니다.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묻는 아내에게회사라고 말하며 외근을 나왔다고 말합니다. 외근을 나와 집에 늦게 들어간다는 그는웬일인지 자동차 앞에 어설프게 서며 부딪혀 넘어지는 시늉을 냅니다. 알고 보니 그는 대출 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