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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노트

[연남동술집] 분위기 좋은 바(Bar)를 찾고 있다면 '백경(白鯨)'


분위기 깡패 술집 '백경'


연남동 추운 밤길을 헤매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곳입니다. 지나가는데 큰 창으로 지하에 있는 바가 보이더라고요. 가게 이름이 뭔가 궁금했는데 보이지 않아서 일단 들어가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백경(白鯨)' 흰고래라는 뜻을 가진 곳이었어요.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큰 고래 모형이 왜 있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바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고 테이블도 있습니다. 가게 내부 느낌이 약간 경성시대 느낌이 나요. 몇 가지 소품들이 그런 느낌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이블 자리도 좋았지만 바에 앉아 술을 마시는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저였기에 자리를 옮겨 앉았답니다. 

 

자리 앞 찬장에 여러 가지 종류의 술이 보입니다. 병맥주에서부터 위스키, 칵테일, 와인 등을 팔고 있더라고요. 메뉴판에 이름 모를 술 이름들이 나와있었는데 잘 모르겠어서 저는 평소에 마시던 병맥주 하이네켄을 골랐고 친구는 모히또를 주문했어요. 

 

술 외에도 여러 가지 잔과 물 컵, 주전자, 병들이 예쁘게 놓여있었어요. 찬장에 세워놓은 액자, 도자기들이 가게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음료가 준비되기 전에 물을 주셨는데 컵 받침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짝이면서도 새것이 아닌 헌 것의 느낌이 드는 그런 느낌(?) 작은 소품들 하나하나가 모두 가게 분위기의 디테일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았습니다. 

 

 

주문한 하이네켄 병맥주와 모히또예요. 맥주는 역시나 시원했고 모히또도 라임맛이 은은하게 나는 술맛이었습니다. 술과 함께 나오는 안주들이 조금 독특했습니다. 땅콩, 땅콩잼(?)이 들어있는 짭짤한 과자, 볶은 콩(?) 같은 것이었어요. 

 

그리고 일본에서 직접 사 오신 안주들이라고 하시며 사장님께서 몇 개를 더 꺼내 주셨습니다. 해산물 종류였는데 모두 맛이 매우 짭짤했어요. 그래서 하나를 먹더라도 조금씩 잘라서 먹게 되더라고요. 깔끔한 술과는 잘 어울리는 안주들이었습니다.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친구가 자신은 위스키를 최근에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가게에 위스키 한 병을 사놓고 킵해놓으며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은 사장님께서 위스키 한 잔을 주시겠다고 하며 공짜술을 뙇 하고 주셨어요. 

 

어떤 위스키인지 여쭈어봤더니 병을 보여주셨답니다. 글쎄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은 잘 알겠네요. 저는 입술만 살짝 대어 정말 맛만 봤는데 으. 별로였습니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또 다르겠죠?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가게였음에도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기뻤고, 들어가서 뜻하지 않게 사장님의 인심을 받게 되어 또 기뻤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