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생일이 다가와 어떤 선물을 사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예전에 지나가다 들러보았던 홍대 소품샵 오브젝트가 생각이 났어요.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기념이 될 만한 것들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거든요. 때마침 홍대에 가야 할 일이 있어서 퇴근하고 볼일을 본 뒤 부지런히 가보았습니다.
이곳은 전시회장이기도 하고 독립서점이기도하고 소품샵이기도 해요. 각 층마다 위의 사진처럼 구성이 되어있어서인지 볼거리가 무척 많습니다. 저도 가서 1시간 정도를 머무르고 나왔어요. 선물에 대한 고민도 포함된 시간이었지만 이래저래 제가 사고 싶은 물건들도 보느라 시간이 많이 필요했답니다.
1층이지만 계단으로 살짝 내려가는 이 공간에는 작은 독립서점이 있어요. 독립서점이란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같이 대형서점과 같이 출판되는 책을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아닌, 서점 주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공간인데요. 이전에 베스트셀러에 대한 논란들도 많았듯이 대형서점의 경우 자본주의의 흐름에 따라 의도된대로 순위에 오르는 책들이 있다면, 독립서점의 경우에는 대부분 서점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직접 읽어보고 추천하는 책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 더 검증된(취향이 편향될 수는 있겠죠?) 책을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이 있는 곳과 같은 공간인 1층에는 'SOSO FAMILY'라는 전시를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매번 갈 때마다 다른 전시들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주기적으로 전시물이 교체되는 것 같은데,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일러스트들은 선이 굵고 단순한 형태로 그림체가 깔끔하면서도 귀엽더라고요.
'We always want to be soso.', 'Not happy, not sad, not anger' 그저 쏘쏘한 날들. 일상의 잔잔한 고요함을 원하는 느낌이랄까요.
얘네가 대표적인 캐릭터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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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러스트와 그 안에서 느껴지는 단순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미니멀한 느낌(?) 여러가지 전시물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어요.
전시 공간 한쪽에는 스티커, 포스트잇, 와펜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전시를 보신 많은 분들이 스티커를 고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관심은 갔지만 제가 사려고 한 것은 굿즈가 아니었기에 패스했습니다. 전시 기간은 6월 18일부터 7월 28일까이지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2층 올라간 길에도 1층 전시테마로 꾸며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종이로 만든 듯 입체감 있는 물건들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2층에는 문구류를 포함한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저도 지금은 조금 열정이 식었지만 예전 다이어리를 열심히 쓰거나 방을 꾸밀 때 소위 예쁜 쓰레기라고 하죠.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많이 사들였었더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사도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구경하는 것은 재미있긴 합니다. 그런데 물건들 값이 싸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휴대폰 케이스 같은 경우에도 25,000원 정도가 기본이었고 저는 선물로 컵을 살까도 해서 봤는데 유리컵 하나가 16,500원이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 정도의 값을 하겠다.' 하는 마음이 들 만큼 물건들이 독특하고 눈길이 가긴 합니다.
인스타에서 #셀프인테리어 #내 방 #오늘의 집 #집 꾸미기 등을 검색하면 이렇게 꾸민 방이 나올 것 같은 모습이에요.
3층에는 보통 생활용품과 관련된 것,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종류들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버린 과자봉지로 만든 작은 파우치, 가방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프라이탁(트럭의 폐 방수포, 자전거 바퀴의 고무 튜브, 자동차의 안전벨트 등 세 가지 원료를 조합해서 만든 가방 브랜드)'과 같은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있어서 신기했어요. 요즘은 환경을 생각하는 만큼 재사용하여 만드는 물건들에 대한 공급도 늘어나고 수요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선물에 대한 고민을 하며 계속 돌아다니다가 어디서 되게 좋은 향이 나더라고요.
향이 나는 곳을 찾아가보니 이런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BEHIND THE BOOK(wax tablet)- 책을 읽는 사람에게선 향기가 난다' 선물로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우선 저 문장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시의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책갈피 닮은 모습으로 만든 실내용 고체 방향제라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선물 받는 분도 그러길 바라면서요. 8가지 향을 모두 맡아보며 괜찮다 생각하는 'Norwegian Wood'라는 향을 골랐습니다. 은은한 비누향이 나서 좋았어요. 향은 3개월간 지속이 된다고 쓰여있네요. 향이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혹시 몰라서 계산할 때 카운터에 교환이 가능하냐 물으니 포장을 뜯지 않은 채로 결제한 카드와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취소 및 교환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포장은 뜯어봐야 향을 맡을 수 있을 텐데 좋아하는 향이길 바라면서 구매하였습니다.(실제로 좋다고 하였어요.)
방에 고체 방향제를 올려놓을 수 있는 받침대(?) 같은 것을 함께 사고 싶어서 이것 저것 살펴보았는데 이런 소품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육각형 모양을 하나 사려고 가격을 살펴보았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40000만 원이라는 큰 가격표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물건의 원래 용도는 책이 넘어가지 않게끔 누르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건 함께 구매하지 못하였어요.
진심을 담아 쓸 생일카드도 하나 골라 선물 고르기는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문구류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과는 조금 차별화된 물건을 사고 싶으시거나 집을 꾸미는 소품, 생활용품 등에 흥미를 갖고 계시는 분들은 한 번쯤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홍대 주변에 있을 때 시간이 붕 뜨거나 하는 경우 그냥 눈 요깃거리 하러 잠시 들어왔다 나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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