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합정 시소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2차로 '상수리'라는 칵테일 바를 찾아갔어요. 구글맵에서 평점이 좋은 곳으로 이곳저곳 찾아보다가 발견한 곳이에요. 합정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있는 가까운 곳이었고, 바에서 나오는 음악이 신나고 흥겹다고 하여 한 번 가보았답니다.
친구들 만났을 때가 연말 2019년 12월 28일, 정말 2019년의 마지막 토요일이었었네요. 사진을 보고 그때의 느낌을 생각해보니 또 아련해지는 것 같아요.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 볼수록 왜 이렇게 아쉬움만 남는걸까요? 상수리는 상수역 4번출구 바로 아래 작은 구멍가게 처럼 있었어요. 약간은 허름해보이는 모습이지만 또 이런 곳이 진국인 경우가 많잖아요.
안의 분위기는 외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칵테일 바라는 가게에 걸맞게 어둑어둑한 분위기에 여러 술병들이 조명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답니다. 자리는 연말이라 그런지 거의 꽉 차있었어요. 저와 친구들은 문 앞쪽에 작은 테이블 한 자리를 무사히 차지하고 앉았었지요.
바 테이블에는 칵테일을 만들어주시는 분이 계셨어요.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해주셨는데, 다른 한 분은 멋진 양복을 차려 입고 일을 하시더라고요. 분위기와 왠지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으로 무척 새로웠어요.
다른 한쪽에는 피아노도 있었는데, 피아노 뚜껑 위에 상수리를 소개하는 잡지책과 다른 것들이 있는 것을 보니 피아노를 자주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이런 분위기의 바에서 라라랜드 라이언고슬링처럼 누군가 근사하게 피아노를 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 테이블 반대쪽으로는 4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있어요. 상수리바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이런 문구로 가게를 소개해두었더라고요. '좋은 친구와 잔을 부딪히는 횟수와 행복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의 철학인가봐요. 저도 사장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기본 안주로 볶은 땅콩과 건멸치가 나와요. 건멸치 오랜만에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칵테일은 한 개씩 주문해서 마셔봤는데 가격대는 8-9천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저와 한 친구는 메뉴판에 있는 것을 골랐는데, 나머지 한 친구는 탄산수와 같이 톡톡쏘는 시원한 칵테일을 마시고 싶어하며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직원분께서 오셔서 원하는 걸 말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했더니 딱 좋아하는 걸로 만들어주시겠다며 가져온 것이 사진 속 맨 왼쪽 칵테일이에요. 컵 속에 둥둥 떠있는 것은 생강인데 마셔보면 생강맛은 거의 나지 않고 정말 톡쏘는 시원한 음료수 같은 술이었어요. 친구도 무척 마음에 들어했고 만들어주신 분도 뿌듯해하셨답니다.
저는 오렌지 맛이나는 칵테일이었고, 또 다른 친구는 장미와 오이 조합의 술이었는데,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알코올 향이 강한 건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이라 많이 남기고 왔네요.
안주로는 감자튀김을 주문해서 먹었어요. 감자튀김이 얇고 바삭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기호에 맞게 찍어먹을 수 있도록 마요네즈와 케찹도 함께 주셨어요.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 아니라 자주 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기면 '내가 좋은 곳을 알아.' 하며 문득 찾아가보게 될 것 같아요. 칵테일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사장님께서 맞춤형칵테일로 만들어주시니까요.
· 장소: 상수리
· 주소: 서울 마포구 독막로 86/ 상수역 4번 출구에서 6m
· 영업시간: 매일 19시~4시
· 연락처: 02-33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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