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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노트

글쓰기::: 바다


짧게 너를 알았고,

짧게 너를 만났고, 

짧게 너를 담았는데.

길게 네가 남았고,

길게 네가 떠올라,

길게 네가 머물러.


예전에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혼자하는 여행이라 멀리 가지 않았고, 갔던 길을 또가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하루들을 보냈어요. 누군가와 같이 갔다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혼자 하였죠. 그때 저는 바다랑 가장 가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주도에 머무르는 날이 짧아 바다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잔잔하다가도 파도가 밀려오면 모래알 굴러가는 소리를 내는 매력적인 바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그런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졌어요. 편해지는 내 마음의 고요함이 좋아서 계속해서 한 없이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때 정리가 안되는 고민이 있어 마음이 시끄러웠었는데, 바다가 잠재워주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그때 노트에 이렇게 적었더라고요. '너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차분해져. 내 소리를 낮추고 너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돼.'라고요. 그래서 저는 바다가 좋아요. 정말 짧은 시간이었는데, 여행 후에도 바다의 여운은 길게 남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