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맛 노트

[묵호빵집] 동해에서 프랑스 빵을 맛보고 싶다면 ‘MERCI MAMA(메르시마마)’


동해 빵집  '메르시마마'


게스트하우스에서 놀고 있을 때 파일을 하나 발견했어요. 사장님이 맛집, 카페, 가볼만한 곳을 직접 추천해서 정리해놓은 리스트 더라고요. 목록을 쭉 보는데 언니가 빵집이 있다고 하면서 빵을 먹고 싶다고 했어요. 저도 빵을 좋아하는지라 관심이 갔습니다. 프랑스에서 제빵을 배우신 분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프랑스 빵을 파는 곳이라니 특이해서 더 궁금하기도 했어요

아침에 조식을 먹고 갈 곳 동선을 파악해보니 빵집을 가장 먼저 들르는 것이 가장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빵집으로 향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걷는 거리라 금세 도착할 수 있었어요.

멀리서도 ! 저기다!”를 외칠 수 있는 쨍한 노란색 건물이었어요. 작은 동네 골목에 노란 건물의 빵집이라, 뭔가 낭만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픈 시간이11시부터였는데 저는 11시 조금 넘어 도착을 하였어요

 

들어가면 가정집처럼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들어가야 했어요. 샌들을 신고 있었어서 맨발이라 부끄러웠지만, 슬리퍼로 갈아 신고 빵집을 살펴보았습니다

전체적인 빵집 분위기가 따듯해 보였어요. 파는 빵의 종류가 많지 않아서 몇 가지만 올려놓을 수 있는 진열대가 한쪽 벽면에 있었습니다

 

빵 외로도 잼, 소스, 올리브 오일 등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이것저것을 살펴보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아직 빵 진열을 못했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오픈 시간 근접해 가서 그런지 막 빵이 나온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메르시 마마는 ‘일반 빵집’이 아닙니다. 라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이곳은 빵 반찬이라는 것을 연구, 개발하는 공방이라고 해요. 여러 가지 식재료로 빵을 예쁘게 장식하는 수업이 평일에 종종 있다고 해요. 그래서 금, , 3일만 개방을 한다고 합니다. 정확히 알지 못하고 목요일에 왔다면 빵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어요.

'빵 반찬'이라는 것 직접 빵집에 오기 전에 다른 분의 후기를 보았었는데, 빵 반찬을 맛보고 싶다고 예약을 하면 다양하게 준비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예약은 하지 못해 빵 반찬을 먹어보지는 못했어요. 새로운 빵들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조금 아쉽긴 합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빵을 진열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다가 모두 정리가 되고 난 뒤 무엇을 살지 살펴보았어요. 종류는 위쪽 왼쪽부터 시나몬, 바닐라, 라즈베리, 애플, 메이플 피칸으로 5가지가 있었어요. 

이 빵은 Mette Munk(메테뭉크)라는 브랜드의 데니쉬 페이스트리라는 덴마크 직수입 빵이었어요. 원래 이 빵집은 크로와상, 파이, 앙버터 등이 유명한 수제 프랑스 제빵점이라고 알고 왔는데 아직 진열한 빵이 부족해서 볼 수가 없었어요. 

 

뭘 살지 고민하다가 바닐라, 메이플 피칸을 골랐습니다. 조식을 먹은 지 얼마 안 된 상태라서 배가 고프지 않더라고요. 맛만 보자 싶어 2개만 골랐습니다. 한 개당 1,300원이었고 세트로 구매를 할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페이스트리가 아닌 다른 하나는 1,500원짜리 마들렌이에요. 

계산대 앞에 이렇게 마들렌이 놓여있었는데, 안 사 먹을 수 없겠더라고요. 마들렌 옆에도 진열되지 않은 빵, 구워야 하는 빵들이 놓여있었어요. 아직 진열하지 않은 상태라서 더 많은 빵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방문할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11시 너무 근접해서 가시기보다는 조금 지난 뒤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사고 바로 먹을 건 아니어서 봉투에 담아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예쁜 종이봉투에 담아 주시더라고요. 봉투도 노란색으로 메르시마마의 상징적인 색깔을 잘 드러내 주는 것 같아요. 

가게를 나와서 가려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나오시더니 "들어와서 자두 달라고 해. 자두 먹고 가."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와 언니가 어리둥절하게 보고 있다가 '그럴까?' 싶어서 웃으며 문 앞으로 갔더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우리 자두는 유기농이야."라고 말씀하시면서 2개 주시더라고요. 이런 게 인심, 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따듯해졌습니다. 여행하면서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메르시마마에서 수확한 빵과 동해의 따듯한 마음을 담아 가지고 갔습니다. 데니쉬 페이스트리는 일반 빵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이 있었어요. 흔한 페이스트리 맛은 아니어서 그래도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며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들렌도 촉촉하고 맛있었고요. 자두는 빨간색이 아니라서 신맛이 날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시지도 않고 엄청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새로운 빵집을 또 알아낸 것 같아 기쁩니다. 빵집만 골라 찾아다녀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아요. 


☞ 운영시간: 금, 토, 일 11:00~19:00

함께보면 좋은 글

동해 게하, 동해 카페 - 103LAB